“음악을 들으면서 하는 게 좋겠어요.” 작업실에 그가 선곡한 에고 래핑의 카츠테가 흘러 나왔고, 모니터에는 두 번째 앨범 [滿ち汐のロマンス / 밀물의 로망스] 재킷이 띄어졌다.
마침 해가 저무는 시점에 만난 ‘아프로’의 작업실. 적당한 날씨(애매한 표현일지도 모르겠지만 가장 적절한 말)에 만난 그가 우리에게 음악 얘기를 하면서 보인 행동이 많은 것을 말해주는 지도 모른다. 그는 그렇게 음악이란 매개로 공간에 안도감과 완성도를 형성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몸담고 있는 소속을 말해달라.
뮤직 레이블 웨이비(WAVY)의 소속 아티스트이자 스튜디오 콘크리트의 음악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이즈디프런트(IS DIFFERENT™)의 대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아프로(APRO)에 대한 얘기를 해달라.
문화 예술계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멀티 엔터테이너다.
가장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아마 <INDIE> 매거진 인터뷰 필름과 <더 컷> 매거진 인터뷰가 아닐까. 이 밖에 <데이즈드> <로에베><i-D> 매거진 등에 출연한 바 있다.
다이나믹듀오, 로꼬, 페노메코, 디피알라이브(DPR LIVE), 릴러말즈, pH-1 등 수많은 아티스트의 프로듀서로 프로듀싱뿐만 아니라 광고 음원 제작, 공연 기획, DJ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운드 디자인이나 비디오 아트 작업도 같이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샤이니 태민과 함께한 작업을 꼽을 수 있다.
개인 앨범도 소개해달라. 늘 자기만의 방식으로 발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항상 그림 작업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시회도 열고, MD도 하고.



지난 해 발매한 APRO의 최근 앨범 <AVENUE>
이 밖에 괜찮은 브랜드 행사장에 가면 꼭 음악은 아프로가 틀고 있던데?
DJ 활동으로는 UMF, EDC 같은 무대에도 서고, 샤넬, 디올, 보테가 베네타, 불가리, 오데마 피게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와 함께 하고 있다. 최근에 패션위크 라이브 디제잉 작업도 진행했다.
우리가 처음 말을 트게 된 건 돔 페리뇽 프라이빗 파티에서였다. 음악이 너무 좋아서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행사장을 많이 다니면서 그저 그런 음악만 듣다가, 그날 아프로가 트는 음악을 듣고, 개안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음악이 너무 좋단 말을 꼭 하고 싶었다.
나도 그런 밍글링이 좋았다. 한국에서는 드문 일이긴 하지만, 외국에서는 흔한 일이니깐. 음악을 트는 사람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이름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아프로!~ 왠지 재미있는 속뜻이 있을 것만 같다.
기획을 하고 생산하는 모든 행위를 사랑한다. 그래서 여행 갈 때마다 직업란에 프로듀서라고 적곤 하는데, 2016년인가… ‘A PRODUCER’라고 적다가 칸이 부족해서 ‘A PRO’까지 적었는데 그게 눈에 들어오더라. 아프로. 그렇게 아프로가 앞으로 내 이름이 되었다는 후문.
그때그때 달라질 것 같은데, 요즘은 어떤 장르의 음악을 제일 좋아하나?
요즘은 DnB 나 정글. 드라이브할 때는 대중없다. 기분 따라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이 잘 안 가는 장르는 트로트나 우리나라 정통 발라드.



몸에 있는 타투가 많은 것 같다.
타투는 10개 이상 있는 것 같다. 더 앞으로 많아질 예정이다. 가장 처음 새긴 거는, 19살 겨울 방학 때 새긴 목뒤에 있는 촛불. ‘촛불은 미약한 존재라 쉬이 꺼지기 마련인데, 타투로 남기면 절대 꺼지지 않는다. 그 열정을 몸에 새기라’는 타투이스트의 말이 너무 멋졌다.
가장 마지막에 새긴 거는?
독일에서 새긴 소시지. 현지 느낌을 그대로 담아왔다.
그 소시지도 처음 새긴 촛불처럼 식지 않고 불타고 있다. 와중에 또 타투를 새길 예정이라고?
기억에 남는 무슨 사건이 생기면 그것을 숫자화해서 타투로 새길 예정이다.
패션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오늘 입고 쓰고 신은 것 다 너무 좋다.
말해 뭐해. 너무 많다. 오늘은 별 볼일 없을까 봐 바지에 별 좀 띄어 봤다.





음악이란 게 듣다 보면 귀에 익어 질리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는 나만의 플레이리스트가 있다면?
향수가 되는 음악은 계속 듣게 되는 것 같다.
에고 레핑의 카츠테. 그리고 웨이비 소속 식구들의 음원. 특히 콜드. 나의 머릿속의 생각들이 음악으로 나온 것 같은 느낌이라 더 그렇다.
가장 애정 하는 LP를 소개해달라.
지금 듣고 있는 에고 레핑의 카츠테가 수록된 두 번째 앨범 [滿ち汐のロマンス / 밀물의 로망스] LP를 소장하고 있다. 지금은 구할 수도 없다. 일본에서 여러 레코드 가게를 돌아다녀서 겨우 1장 있는 것을 어렵게 구했다. 호기롭게 이걸 들고 계산하러 갔을 때 이 바이닐을 알아본 나를 제법이라는 눈으로 쳐다본 점원의 얼굴 또한 잊을 수 없다.
지금 아프로를 가장 바쁘게 만드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이즈디프런트와 관련된 것. 공연을 기획하기도 하고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 커머스를 운영하기도 한다. 그중 커머스를 준비 중이다. 2022년 7월에 발매한 앨범 <AVENUE> 중에 송곳니라는 곡이 있는데, 거기서 착안한 송곳니 펜던트의 목걸이를 판매할 예정이다. 여름쯤으로 계획하고 있고 드롭 형식으로 이즈디프런트에서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서머 시즌을 맞아 턴업될 수 있는 음악을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1300이라는 친구들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


[파티클 매거진] 독자를 위해 봄에 듣기 좋은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해달라.
1) Ego wrappin – Kasute
2) Disclosure – In My Arms
3) Kungs – Paris
4) Pharrell Williams – Happy
5) Stevie Wonder – Another Star
음악은 나한테 어떤 존재일까? 식상한 질문인가?
생각보다 단순하다. 킥. 모든 일들을 로그인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오브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