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에 어느 날 변화가 찾아왔다. 창고가 즐비하던 공간이 트렌디한 곳으로 변모한 시점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저 그런, ‘힙’을 가장한 겉치레의 공간이 즐비했다면(요약하자면 훌륭한 공간), ‘이렇게 제대로 된 음식’을 소위 ‘강남’이 아닌 곳에서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성수와 한남 덕분에)이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그리고 성수동은 인기의 독을 삼킨 여타 지역과는 다르게 한 번 더 발전을 보이고 있고, 그 축을 담당하는 것의 목차를 보면 놀라운 완성도(음식 혹은 상품, 공간, 시스템, 서비스, 그것을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한)를 보여준다. 이게 사실이라면 골목에는 대장이 있듯이, 이 진보의 전말은 아마도 서울브루어리 성수점에 있다.
서울 브루어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서울브루어리는 과거의 맥주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맥주 스타일을 탐구하고, 전통적인 원재료인 몰트, 홉, 효모를 다양하게 사용할 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부재료를 통해 다양한 시도를 추구하는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이자 펍 레스토랑이다.
서울브루어리는 믿고 마시는 맥주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크래프트 맥주가 즐거운 경험과 문화로, 라이프 스타일의 일부로 자리 잡기 위해 다양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브루어리는 더 많은 분들에게 단순히 맥주가 아닌 맥주 그 이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연구와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서울브루어리 맥주를 다른 지역에서도 맛보실 수 있도록 양조장과 매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 서울화력발전소 근처의 합정점과 한남오거리 근처의 한남점 두 지점에서 양조장과 매장을 운영하여 다양한 음식과 크래프트를 즐기실 수 있으며, 지난3월 17일에 성수동 연무장길 도심속 최대규모의 브루펍을 오픈했다. (짝짝짝)
공사 과정이 엄청나다고 들었다.
코로나가 시작된 시점에 서울브루어리 성수동의 착공을 시작했다. 우리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한걸음 더 진보하는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고 싶었고, 도심 속 최대 규모의 양조장에서 필수 불가결인 요소인 장비 선정이 가장 중요했다. 지하부터 3층, 그리고 4층까지 수직으로 연결된 어려운 구조의 수직 양조장이었기에 세계에서 탑티어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이 선택한 Braukon의 장비를 선택했고, 독일 엔지니어들이 직접 방문하여 인스톨레이션과 커미셔닝 전 과정을 함께 했다.
장비 설치 이후에도 완벽한 공간을 위한 계속되는 크고 작은 공사가 남아있지만 멈춰 있지 않고 계속해서 완벽을 위해 노력하는 서울브루어리가 되려고 한다.
지하는 어떤 공간인가? 맥주를 제조하는 곳이라고 들었다. 어떻게 만들어지나? 자랑 좀 해달라.
서울브루어리 성수의 양조가 시작되는 공간이자 마무리 되는 공간이다. 맥주의 주요 원재료인 맥아를 비롯한 다양한 곡식들을 레시피에 따른 규격으로 분쇄하여 24m 위 3층 맥즙 제조시설로 이송하는 설비들이 구축되어 있으며, 양조 부산물인 맥아 껍데기를 보관하는 사일로 탱크, 발효를 마치고 소비자들과 만나기 위해 맥주가 숙성되는 탱크 그리고 보다 다양한 순간에서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캔에 맥주를 담는 패키징 설비가 구축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맥주 제조에 관해서 가장 많은 신고를 한 곳으로도 알고 있다. (마이크로 브루어리중) 어떤 사람이 어떻게 와서 공간을 즐기고 완성하면 좋을까.
서울은 일상과 비일상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특색이 있다. 지방에 있는 양조장이라고 한다면 대부분 주말에 비일상을 즐기시는 고객층들이 많으실 것이다. 하지만, 서울에 있는 서울브루어리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일상에서 가까이 즐기시는 고객들과 해외에서 여행 오시거나 지방에서 맥주 하나만으로도 찾아오셔서 비일상을 즐기시는 고객들이 섞여 공존하여 묘하게 다른 느낌들의 장면들이 연출되어 다채롭다. 우리를 믿고 선택해주시는 고객분들의 다양한 경험과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그 공간을 완성하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
공간 설계는 어떤 곳에 중점을 두었나? 이 곳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각자의 명당이 궁금하다. 어디가 명당인가?
서울브루어리 성수점은 임대 매장이 아닌 서울브루어리가 토지를 매입하여 건물을 디자인하고 지은 본사 양조장 및 매장으로 서울브루어리가 존재하는 한 없어지지 않을 아이코닉한 공간이다.
서울브루어리가 공간 디자인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물성이 잘 드러나는 공간으로 콘크리트, 스테인리스, 나무와 유리가 담백한 형태와 구조 속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고, 성수동 로컬의 디자인 요소들을 담았다.
지하층과 루프탑을 포함 7개 층, 약 350평, 5.5m의 층고의 높고 좁고 긴 형태의 특별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건물로 지하층, 3층 일부, 4층은 양조장이 배치되어 있고, 1층~3층은 층마다 Casual, Fine Casual, Fine으로 전개되는 매장이 배치되어 있으며, 5층은 브랜드를 위한 공간으로 다양한 이벤트와 협업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루프탑에서는 성수동 전경을 보며 맥주를 드실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되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서울브루어리 성수점의 명당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맥주를 즐기게 될 2층이 아닐까 싶다. 서울 사람들의 다양한 일상과 그 일상을 채우는 한잔의 맥주,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시간이 켜켜이 쌓여갈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맥주와 메뉴에 대한 소개를 좀 해달라. 베스트를 꼽아줄 수 있을까?
크라프트 베르크 필스너 :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장르이지만 우리의 철학을 담아 향긋하고 경쾌한 맛을 담아 감탄을 자아낼 수 있는 라거. 탁월함을 향해 계속 진화 중이다.
맥주 유목민에게 꼭 권하고 싶은 메뉴가 있다면?
페일 블루 닷 앤 모어 IPA : 여지껏 서울브루어리를 대표해왔던 손에 꼽는 훌륭한 맥주이며, 이를 사람들이 로컬 맥주를 만날 수 있는 대표 접점인 와인앤모어와 컬래버레이션하여 누구든지 즐길 수 있는 맛과 캐릭터를 쥬시한 밸런스 안에 녹아낸 IPA맥주 이다.
시즈널 맥주에 관한 소개를 해달라. 봄날에 어울리는 맥주로는 뭐가 좋을까?
서울브루어리에서 시즈널한 맥주로 소개하는 밤에 핀 벚꽃 프룻 고제를 추천한다. 벚꽃이 피는 시즌에만 한정적으로 선보이는 고제 스타일 맥주로, 체리와 히비스커스, 천일염이 들어가 상큼하면서도 짭짤한 맥주.
메뉴 소개도 부탁한다.
서울브루어리의 메뉴는 기본적으로 맥주와의 페어링이 좋은 무국적 요리를 바탕으로 한다. 맥주와 늘 궁합이 좋은 트러플 감자튀김과 숯불 닭구이 그리고 항정살 스테이크등 어떤 맥주와도 잘 어울리는 감칠맛 좋은 메뉴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고제 젤리 딸기 부라타 (고제 맥주를 이용한 젤리가 딸기 살사와 함께 곁들여진 부라타 샐러드)와 같이 계절 한정으로 선보이는 메뉴가 있으니 자주 방문해서 그 시즌 준비된 맛있는 메뉴를 즐겨달라.
(왼쪽부터) 훈제 가지 튀김, 슈, 라조유, 구운 관자 타르타르, 관자 파스타, 고제 젤리 딸기
Instagram @Seoulbrew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