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트선재센터(Art Sonje Center)는 지난 7월 15일 개최한 《서용선: 내 이름은 빨강》은 서용선의 회화 세계 전반을 재구성하여, 그가 형성하고자 한 ‘회화적 공간’을 조명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서용선 회화 세계를 재검토하면서 그의 예술 세계를 기존 한국 근현대 회화사의 논리와 다른 맥락에 위치시키고자 기획되었다. 기존의 서용선 회화에 대한 평가는 형식적 장르적 주제적 측면에서만 다루어졌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회화세계를 재구성하여, 작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삶과 예술의 의미를 ‘회화적 공간(pictorial space)’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회화적 공간’이란 서사적이고(the narrative) 구상적인(the figurative) 틀에서 벗어나, 형상적이고(the figural) 감각적인(the sensible) 세계를 의미한다.
전시는 3부로 구성된다. ‘1부: 골드’는 서용선 회화의 중요 공간인 도시를 다룬다. 작가는 8, 90년대 집중적으로 서울이라는 공간을 그렸다. 어린시절 한국 전쟁이 이후 폐허가 된 서울의 재건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관찰했던 작가는 8, 90년대 서울의 변화에 주목했다. 삶과 정치를 다루는 ‘2부: 블랙’은 서용선 회화의 중요 주제인 역사와 현재를 다룬다.
9월 15일 개최될, ‘3부: 나-비’는 보편적 세계를 향한 작가의 의지와 예술과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가의 태도를 보여준다. 8점의 풍경화와 3점의 인물화 그리고 나무 조각들로 구성되는 ‘3부: 나-비’는 삶과 예술의 일치를 위한 작가의 탐구와 성찰을 드러낸다. 전시를 위한 이러한 새로운 구성은 삶과 예술 그리고 세계에 대한 작가의 태도를 드러낸다.
《서용선: 내 이름은 빨강》은 주제와 소재로 읽혀 온 서용선의 회화를 역사적 사건과 맥락, 시기와 시대를 가로지르고 재구성하여, 작가의 형상적이고 감각적인 회화적 공간을 구축한다.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작가 서용선 작품 70여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작가에 대한 기존의 평가와 논의의 한계를 넘어 서용선 회화세계를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관람객은 서용선의 예술적 비전과 그 진화에 새롭게 몰입하고, 한국 미술계에 기여한 작가의 풍부하고 다양한 층위를 감상하게 될 것이다.
※ 전시 제목으로 사용된 ‘내 이름은 빨강’은 튀르키예 소설가 오르한 파묵의 소설, 『Benim Adım Kırmızı』(1998)에서 차용한 것이다.
이 소설은 1591년 오스만 제국을 배경으로 전통과 서구의 갈등이 회화와 화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전시를 구성하는 소제목들 역시, 이 소설에서 도시, 정치, 예술을 설명하는 챕터인, ‘저는 금화올시다’, ‘내 이름은 블랙’, ‘나를 나비라 부른다’에서 따왔다.
《서용선: 내 이름은 빨강》
2023. 7. 15. – 10. 22.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87 아트선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