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이라는 소재로 일상적인 물건에 미학을 불어넣는 ‘niceworkshop’의 오현석 작가를 어떤 아티스트라고 말하면 좋을까. 어떤 장르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의미 없는 고민으로 더디게 시간을 보내고 깨달았다. 이건 어쩌면 새로운 장르일지도 모른다고.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해달라.
서울을 기반으로, 유상명과 함께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niceworkshop’의 오현석이다. 주로 재료의 물리적 특성을 탐구하며, 새로운 주제와 형태의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시리즈를 통해 저희만의 언어를 구축해 나가고 있으며, 오브제와 가구 그리고 공간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작업물과 일본에서 있었던 전시에 대한 자랑을 좀 해달라.
시부야 플러그(THE-PLUG) 갤러리에서의 전시는 어땠나?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방문해서 놀랐다. 감사하게도 오브제나 가구의 디테일한 부분들을 좋아해 주셔서, 전시 기간 동안 즐겁게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대부분의 작품이 판매되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볼트 시리즈가 좋았다. 애초에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설명을 하는 작가의 목소리에서 이 시리즈에 대한 애정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정말로 ‘나이스워크숍’을 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볼트 시리즈를 다시 자랑해 달라.
볼트 시리즈는 산업 자재인 전산 볼트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하였다. 우리의 작업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진화하여 전산 볼트를 이용하여 균형 잡힌 구조와 물체의 미학을 만들어 냈다. 볼트 시리즈를 시작한 이후 산업 자재로 사용되는 전산 볼트를 활용해 공예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거듭했다.
그리하여 열을 가하여 구부리고, 나사산을 절단하여 평평하게 가공하는 등 일련의 시도 끝에 전산 볼트와 너트만으로 분해 조립이 가능한 가구나 오브제를 제작하는 최신 시리즈가 탄생했다. 최근 작업에서는 더 높은 사용성과 미학적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추가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느낀 감정일 수도 있지만, 시가렛 박스를 설명해 주었을 때의 목소리에서도 작품에 대한 애정을 느꼈다. 모든 작품을 사랑하겠지만. 맞나?
이밖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시리즈나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모든 작품을 사랑하지만, 그중 두 가지 작품에 대해 특별한 애착이 있습니다. 볼트 라운지체어 2.0과 볼트 시가렛 박스 2.0.
두 작품 모두 처음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최종적으로 완성하는데 1~2년의 기간이 소요되었다. 동시에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실패를 경험했던 작품이다. 오랜 기간을 함께 해 온 작업이라 작품 제작 과정에 관련된 추억도 많아서 더욱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애착보단 애증에 더 가깝다.
작업할 때 음악을 듣는 편인가? 아니면 고요를 즐기는 가? 음악을 듣는다면 요즘 즐겨 듣는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해 줄 수 있을까?
작업실에서 주로 클래식 음악을 틀어 놓는 편이다. 요즘은 히사이시 조의 음악에 꽂혀 있다.
요즘 나를 기쁘게 한 것이 있다면?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디자인 현실화되는 과정이 가장 기쁜 것 같다. 최근에는 가장 근래에 제작했던 004 ‘Ashtray’를 완성했을 때가 가장 기뻤다.
멋진 작업물을 만드는 사람에게 개인적인 것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에서 쇼핑은 좀 했나? 산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 혹은 최근에 산 물건이 있다면?
이번 전시 기간에는 일본 작가 ‘JIRO NAGASE’의 알루미늄 ‘산’이라는 작품을 구매했다. 리모와 전시를 함께 참여했던 작가님이기도 하고, 마침 다른 전시장에서 전시를 하고 계셔서 즐거운 마음으로 전시도 관람하고 작품도 구매해서 돌아왔다.
무언가를 깊게 파고드는 사람에게 얕은 취미가 있을까? 있다면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요즘은 딱히 별다른 취미가 없이 지내는 것 같다. 출퇴근하면서 이용하는 공유 자전거를 타는 시간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다.
서울에서의 전시가 기획된 것이 있다면? 혹은 서울이 아니더라도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를 말해줄 수 있나?
11월에 서울에서 그룹 전시, 12월에 마이애미 디자인 위크, 내년 1월 파리 패션위크 팝업, 4월 밀란 디자인 위크에 참여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계속 재미있는 작업으로 전시를 이어나갈 예정이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작가 오현석은 어떤 사람인가?
호기심이 많은 사람.
오현석(@ohhyunse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