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 맛집 9
부쩍 따뜻해진 요즘, 작년 여름에 먹었던 평양냉면 한 그릇이 자꾸 생각날 때.
아무 맛도 안 나고 밍밍한 평양냉면을 도대체 왜 먹지? 라는 의문은 심심하게 시원한 한 그릇이 깔끔하게 해결해 준다.
자기 전에도 그 밋밋하고 매력적인 맛이 떠오르니까.
평양냉면은 오랜 시간 우려낸 사골을 차게 식힌 뒤 기름기를 제거한 육수에 동치미 국물과 소금, 식초를 넣어 간을 하여 메밀면을 푸짐하게 말아 낸 음식. 모양새가 비슷해 보이지만 만드는 사람과 재료, 손맛에 따라 각양각색의 맛을 내며 식당마다 개성 넘치는 맛을 즐길 수 있다.
요즘 평양냉면을 원한다면, 혹은 평양냉면 투어를 할 예정이라면 이미지를 넘겨 평양냉면 맛집을 체크해볼 것.
이제 발 디딜 틈 없이 붐빌 예정이니, 타이밍을 잘 맞춰서 찾아가자.
우주옥 (@woojoo.ok)
‘우주옥’은 냉면집에서 보기 힘든 ‘ㄴ’자의 바 구조와 테이블로 이뤄진 곳으로, 국내산 한우 1++만 사용한 육수로 평양냉면을 만든다. 이곳의 특징은 고명으로 얹힌 샤퀴테리 그리고 소금 베이스와 간장 베이스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는 점. 소금 소금으로 간을 해 투명하다 싶을 정도로 맑은 육수에 면, 절인 배추, 소고기, 쪽파가 정갈하게 담겨 나오는 ‘냉면청’. 수비드로 익힌 얇은 소고기 수육은 면발을 포근히 감싼다. 부드럽게 끊어지는 면발과 적당한 염도가 느껴지는 육수는 깔끔한 뒷맛을 자랑한다.
간장 베이스인 ‘냉면 진’은 살짝 탁한 육수로 간장이 가진 단맛의 향을 느낄 수 있다.
주소 | 서울 마포구 동교로50길 11
서관면옥 (@seogwanmyeonog)
교대역 부근에 자리한 ‘서관면옥‘의 평양냉면.
아주 약간의 간장 향이 맛의 끝부분에서 느껴졌고, 고기 육수보다는 동치미의 비율이 좀 더 높은 듯한 맛이었으며, 메밀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던 만큼 메밀면의 진한 향이 인상 깊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고명이 어우러져 육수와 함께 진한 육향을 즐길 수 있는 ‘맛박이냉면‘도 추천 메뉴.
주소 |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56길 11
평양면옥
장충동에서 3대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평양면옥. 이곳의 매력은 무심코 툭 던진듯한 플레이팅.
유난히 맑고 투명한 이 집의 냉면 육수는 은은한 향을 품고 있으며, 깔끔한 맛이 일품. 냉면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데, 만두소를 푸짐하게 넣은 평양식 손만두와 얇게 썰어 따뜻하게 내오는 제육도 인기 메뉴.
(배달 앱을 통해 배달도 가능하다)
주소 | 서울 중구 장충동1가 13
필동면옥
메밀은 커피를 로스팅하듯 그날그날 쓸 양만 빻고, 육수 재료로 기름기가 적은 사태 살만을 고집하는 필동면옥.
심심한듯 맑고 담백한 육수와 가볍고 찰기있게 넘어가는 얇은 면, 무심한 듯 툭 뿌려진 듯한 고춧가루가 특징.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 해장으로도 끝내주는 맛.
섬세한 육향과 은은한 감칠맛이 꽤나 중독적이다.
주소 | 서울 중구 서애로 26
진미평양냉면
만약 평양냉면이 처음이라면, 진미평양냉면으로.
부드러운 메밀 면은 기본, 특히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함께 사용해 낸 육수는 적당히 간이 되어 있어 평양냉면 초보자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
냉면 외에도 편육, 제육, 불고기 같은 냉면집 단골 메뉴를 비롯해 접시 만두와 어복쟁반, 온면도 맛볼 수 있다.
주소 | 서울 강남구 학동로 305-3
우래옥
한참 미디어에서 평양냉면에 대해 떠들어대던 타이밍. 평양냉면 좀 먹어봤다 하는 그 사람들을 따라가 처음 평양냉면을 접한 곳. ‘우래옥’
진하게 우려낸 육수의 강렬한 맛, 면의 차분한 풍미 화려한 고명으로 도저히 젓가락을 놓을 수 없을 것.
우(又), 올 래(來), 집 옥(屋), 말 그대로 ‘다시 오는 집’이라는 의미처럼, 우래옥 냉면의 마지막 한 입을 경험하면 그 다음의 다음까지 기약하게 된다.
주소 | 서울 중구 창경궁로 62-29
을밀대 (@eulmildae)
40여 년 역사의 평양식 냉면집. 살짝 얼음이 언 육수와 구수하고 탄력있는 면발이 특징인데, 메밀 함량 50-60%에 감자 녹말과 백반가루를 섞어 면발에 특유의 질감을 높인 것이 그 비밀이라고. 차가운 냉면이 내키지 않은 사람을 위한 히든 메뉴 거냉도 있다. 거냉은 얼음을 빼고 육수를 살짝 데워 미지근하게 나오는 메뉴로, 육수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 참고로 거냉은 차돌로 만든 수육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비교하자면, 우래옥에 비해 때깔은 말갛고 맛은 더 슴슴하다.
주소 | 서울 마포구 숭문길 24
만포면옥 (@manpo.official)
1972년부터 3대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만포면옥’.
북한산 냉면 맛집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은평구를 대표하는 평양냉면 맛집. 투명에 가까운 국물에서는 슴슴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돈다. 평양냉면과 녹두지짐, 만두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1인 메뉴도 마련돼 있으니 혼자 방문해도 좋다. 반려동물과 함께 방문 가능하다는 사실도 이 곳의 매력 중 하나.
주소 | 서울 은평구 연서로 171 백년가게 만포면옥
정인면옥
1972년, 광명에서 시작된 ‘정인면옥’은 2014년 서울의 여의도로 이전 오픈하여, 현재까지 손님 끊일 날 없는 ‘여의도 직장인 맛집’으로 등극한 곳. 진한 육향 가득한 고기 육수와 입 안에서 부드럽게 잘 끊어지는 ‘순면’의 식감이 특징.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76길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