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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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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icle_People 박지수 디렉터

오래도록 빛날 진심

Interview
Park, Jisoo
Text
Yoon, Dayoung
Photography
Noh, Jungg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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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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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icle_People 박지수 디렉터

  

2018년부터 지금까지, 편집숍 미라벨과 오에프알, 그리고 흐꺙과 홈오브하이 서울을 운영하는 박지수 디렉터가 처음 미라벨을 시작할 때의 결심은 앞으로 다짐이기도 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에서 나만의 속도로 지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과 좋은 상품을 새롭게 발견해 내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시작하는 순간의 반짝이는 마음가짐을 지금까지도, 형형하게 빛나도록 간직하고 있는 박지수 디렉터와 자기 자신만의 취향을 빼곡하게 담아낸 공간부터 근사한 취향, 사소한 행복에 대한 이야기.

 

Interview 박지수 디렉터 (@jisoo0o0)

Text Yoon, Dayoung (@dda_dud)

Photography Noh, Junggyu

오에프알 서울을 시작 계기가 있다면?

 

사실 처음부터 오에프알 서울을 시작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회사를 다니다보니 내 성향상 회사에 오래 다니기보다는 내 것을 해야 더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학원을 가야 할지, 다른 시도를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프랑스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나게 되었다. 어학원을 다니면서 용돈벌이를 위해 빈티지 소품이나 파리에만 있던 상품들 위주로 블로그 마켓을 시작하였고, 오에프알 파리의 상품도 팔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오에프알 파리 디렉터와 안면을 트게 되었고 몇 달간 계속 함께 일을 하게 되면서 친분을 쌓았다. 나중에 귀국할 시점이 되었을 때, 그로부터 서울에 오에프알을 운영해달라는 제안을 받게 되었고 계속 운영해 오던 미라벨과 함께 혼합된 형태의 매장을 서울숲에 오픈했다.

편집숍 미라벨부터 오에프알 서울, 부트 카페까지. 이 매력적인 공간의 시작에 대해

 

미라벨은 오에프알은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전 이미 시작해 오던 것이었고, 귀국하고 오에프알을 열게 되기 전까지는 보광동에 작은 원룸을 쇼룸처럼 꾸며서 운영했었다.

 

처음 오에프알과 함께 연 서울숲 매장은 공간이 협소해서 미라벨 상품과 오에프알 상품의 구분이 어려웠고, 그로 인해 보여주고자 하는 점에 다소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서, 일 년이 채 되기 전 현재의 서촌 매장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서촌 매장에서는 층으로 나뉘어있다 보니 두 브랜드의 느낌을 나누어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고, 더 넓어진 공간에서 다양한 상품을 소개할 수 있어 좋았다.

 

부트 카페는 오에프알 파리 디렉터로부터 소개를 받아 알게 된 곳이다. 원래 서촌 매장과 같이 오픈을 하려고 했으나, 인허가 문제로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매장 근처, 파리의 부트와 비슷한 느낌을 가진 곳을 찾다가, 현재의 부트 카페가 자리 잡은 곳을 찾았다. 그곳은 원래 ‘아씨고전의상실’이었다. 파리 부트 카페도 원래 구두를 수선하는, 구둣방(cordonnerie)에 자리 잡아, 원래의 간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기에, 마치 운명처럼 다가온 장소이다. 또 한옥에 있는 프랑스 파리의 카페라는 부분이 이질적이면서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지금 전개하는 공간들은 어떻게 보면 모두 다른 영역의 사업이다. 여기서 힘들거나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사실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내가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보다, 하고 싶으면 어떻게든 해보자는 주의라서 막상 시작했을 때 부딪히는 어려움들이 꽤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처음 오에프알의 서적들을 다루게 되었을 때, 카페를 처음 오픈했을 때 어려움을 마주했다.

 

그때 잘 알지 못했던 해외 도서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려고 노력했고, 특히 이 과정에서 오에프알 파리의 디렉터, 알렉상드르 튀메렐(Alexandre Thumerelle)의 도움이 컸다. 수많은 책들에 관한 속성과외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카페의 경우, 카페를 자주 다니는 것과 운영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이로 인해 많이 힘들기도 했는데 오픈 직후부터 남편이 맡아주어 현재까지 믿음직스럽게 잘 운영을 해주고 있다.

본인이 전개하는 공간에서 꼭 느꼈으면 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알려달라.

 

오에프알(Ofr)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Open, Free, Ready” 에서 시작된 것이다.

오에프알 파리의 디렉터 알렉스는 이 세 단어만큼 오에프알을 잘 표현하는 단어가 없다고 했는데, 나 역시 동감하는 바이다. 이처럼 열린 마음과, 자유로운 생각, 준비된 자세로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하고자 한다면 분명 남들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과 경험을 얻게 될 것이다.

 

가만히 매장에 있다 보면, 편견과 선입견에 갇혀서 더 알아보지 않으려고 하시는 분들을 종종 만나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점 코너 문 앞에서 “나는 책에 관심 없고, 아예 안 봐”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 운영하는 입장에서 아쉬운 마음을 느낀다. 자신을 가두고 알아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매일 만나는 세상은 늘 그대로이지 않을까? 이 좁은 골목을 따라오셨다면, 그래도 이 공간이 무얼 하는 공간인지, 어떤 상품들을 전시하는지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두고 살펴보길 바란다. 분명 더 많은 부분을 얻게 될 것이다.

 

 

디렉터로서 브랜드를 바라보는 관점이 남다를 것 같다. 나 자신이 느끼는 나의 브랜드를 소개해달라.

 

미라벨(Comptoir de Mirabelle)을 시작하고 초반에는 미라벨을 소개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

직접 수입한 상품도 있고, 국내에서 만들어진 상품도 있고, 소품도 있고, 주얼리도 있는데, 도대체 어떤 매장이라고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깊게 했다. 그 과정에서 브랜딩을 제대로, 체계적으로 하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속상하기도 했고, 갑갑한 마음도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친구가 왜 꼭 하나로 규정하고 싶어 하냐고, 지금 자체로 미라벨을 나타내고 있다고 해주었고, 내 관점을 바꿔보니 정말 다양한 카테고리를 다양하게 소개하는 그 자체가 미라벨의 정체성이 되어있었다. 초기에는 여긴 뭐 하는 곳이냐고 물어보시던 분들도 많았는데, 꾸준히 운영하다 보니 이제 ‘정말 다양한 것을 파는 곳’으로 인식이 된 것 같아 다행인 마음이다.

다양한 브랜드들을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본인만의 브랜드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다면?

첫 번째는 내가 좋아하는 것. 나는 안 좋아하는데, 판매라는 행위에만 집중해서 무언가를 선택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사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템들이어야 다른 사람들한테도 자신 있게 소개하고 그 진정성이 전달될 것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는 너무 유행에 민감하지 않고, 소장 가치가 있는 상품. 전 세계에서 수많은 새로운 상품들이 매일 나오는 시대에, 나만의 색을 뚜렷하게 나타낼 수 있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아끼며 사용하게 되는 소장 가치가 있는 상품들이 진짜 좋은 상품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아이템을 다루지만, 어쩔 수 없이 편애하는 아이템도 있을 것 같다. 만약 그런 아이템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오에프알의 경우 파리에서 매주 신간을 보내주고 있다. 사실 이 점은 파리에 늘 감사한 점이며, 그만큼 재빠르게 유럽에서 출간한 도서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신간 도서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만큼, 오에프알에 오신다면 신간 서적들에 한 번씩 관심을 주시길 바라본다. 

 

미라벨 같은 경우 너무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들이 있는데, 요즘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키완다 키완다(Kiwanda kiwanda)라는 일본의 스타킹, 양말 브랜드. 최근 도쿄에서 창립자 부부도 만나고 왔는데, 사랑스러운 일러스트와 섬세함을 실제 상품으로 구현해 내는 그들의 창의력에 감탄했다. 물론 종류별로 신어 보면서 직접 느낀 좋은 품질도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인상에 한몫하는 것 같다.

 

부트카페에서는 매일 같이 아이스라테를 마시는데, 라이트한 로스팅이 매력이다. 달콤하고 상큼한 과일 산미를 즐기는 분이라면 분명 좋아하실 것 같다.

사물과 공간, 음악과 영화를 막론하고 ‘요즘 내가 꽂힌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요즘 생면 파스타에 꽂혀있다.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Pasta Grannies (@pastagrannies) 라는 계정을 알게 된 후로 매일 찾아보며 힐링하는 것 같다. 이탈리아 전역의 할머니들이 사랑스러운 앞치마와 귀여운 사연들과 함께 각자의 레시피로 파스타를 만드는 것을 보고 있으면 왜 이렇게 재밌는지 모르겠다. 언젠가 파스타를 만들기 위한 기구들도 구비해서 집에서도 도전해 보고 싶다.

 

 

평소 매장에서 혹은 혼자 즐겨 듣는 노래가 있다면?

 

루이스 오프만(Lewis ofman)의 노래. 그의 가볍고도 세련된 멜로디를 좋아한다. 매장에 틀어두면 고객님들께서도 종종 물어보는 경우도 많고, 노래 속에서 들리는 불어 발음도 사랑스럽다.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화가 니나 콜치츠카이아(Nina Koltchitskaia) 를 좋아한다.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그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몇 년 전 프랑스 브랜드 루즈(rouje)와의 콜라보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때 구매한 그녀의 그림이 그려진 상품들을 여전히 좋아한다.

 

 

이제 바깥으로 나가보자,  서촌에서 추천하고 싶은 공간이 있을까?

 

최근에 팀원분들의 추천을 통해 알게 된 크레페 맛집이 있다. 원래 ‘채식주의자’라는 비건 식당이 있던 좁은 골목에 생긴 ‘크레페 보이’라는 크레페 집.

한적한 골목에서 여유롭게, 달콤한 크레페와 맛있는 음료를 함께 먹으면 정말 편안한 기분.

앞으로 계획 중인 프로젝트

 

8월에 제주도에서 오에프알 서울의 팝업을 준비 중이다. 커다란 창고를 개조한 공간에서 서울 매장에서 판매하는 도서들과 굿즈들을 함께 판매할 예정인데, 오에프알 파리의 디렉터 알렉스의 가족들과 친구들도 제주도에 올 예정이어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앞으로 브랜드의 미래를 바라보는 방향성, 목표가 궁금하다.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에서 나만의 속도로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좋은 상품들을 새롭게 발견해 내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처음 미라벨을 시작했을 때부터 가졌던 마음가짐이다.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혹은 새로운 시작을 앞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을 세워서 완벽하게 실현해 내는 건, 참 어려운 것 같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도하고 계속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에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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