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icle_People 나이트프루티, 김소라
따분한 일상에 기쁨을 선물하는 브랜드, ‘나이트프루티’의 김소라 도예가.
우연일지라도, 어떤 것이든 그에게 닿으면
흥미로운 이야기와 작품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나이트프루티와 김소라 도예가가 빚어낸 작품의
마지막은 그려지지 않는다.
김소라 도예가와 그의 작품이 우리 일상에 남긴 발자국과
그의 작업 세계에 대해 나눈 이야기.

나이트프루티는 언제부터 또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지
시작은 대학교에서 도자공예를 전공하면서부터. 처음 도예과에 입학했을 때는 큰 재미를 못 느꼈는데, 대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학과에서 주최한 마켓에 참여했어요. 제가 만든 작품이 팔리는 그때 그 경험이 너무 재밌었네요.
내가 만들고 싶은 걸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이 재밌었고, 당시 최저시급을 받고 근무하는 것보다 나에 대한 가치를 보다 더 인정받는 느낌이어서 대학교 졸업 후 나이트프루티를 만들게 됐어요. 그 후 운이 좋게 온라인 편집 숍에서 좋은 제안을 해 주셨어요. 나이트프루티 입점 제안이었고, 그 덕에 나이트프루티를 선보인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 같아요.


“과연 내가 작업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 예술을 전공한 학생들의 공통적인 고민일 텐데,
작가님도 같은 고민을 한 적 있나요?
대학교에 다닐 때, 여유로운 편은 아니었기에 항상 알바해서 생활비를 벌었어요. 그래서 더 절박하게 했죠. 그리고 그때 고양이도 키우고 있어서, 책임져야 하는 생명이 저 말고도 또 있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했어요. 수중에 항상 돈이 있어야 해서요. 그때는 정말 밤도 많이 새고 고생도 많이 했는데, 되게 즐거웠어요. 저의 노력을 사람들이 알아봐 주고 많이 좋아해 줘서요.




도자공예의 매력에 대해
처음에는 제가 사용하고 싶은 걸 만들기 시작했어요. 나에게 필요한 걸 만들 수 있고, 쓸 수 있다는 ‘실용성’이 일단 큰 매력인 거 같아요. 내가 원하는 모양과 질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요.
그럼, 흙이 주는 매력은요?
만졌을 때 시원해서 좋아요. 그게 먼저 떠오르네요. 그리고 흙으로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큰 재미를 느껴요. 특히 어느 정도 형태를 만들고 다듬는 과정을 좋아해요. 되게 날카로운 칼로 다듬을 때 얇게 조각하는 그 쾌감 때문에요.


“나이트프루티”, 이름의 의미가 궁금해요.
대학교 다닐 때 야간작업을 너무 많이 했었어요. 정말 매일 야간작업을 하던 그 와중에, 브랜드 이름에 대한 고민도 했고요. 제 이름이 소라거든요. 한글 이름에 밤 소(宵), 열매 라(蓏)라는 한자로 풀이하고, 밤에 작업 하는 걸 좋아하다보니 밤에 만들어지는 열매, 결실과 같은 의미까지 불어넣었고요.
나이트프루티의 작품은 우리가 평소에 인식하고 있던 매끈한 도자기의 표면이 아닌, 울퉁불퉁한 질감이어서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와요. 특별히 추구하는 아름다움이 있나요?
특별히 추구하는 아름다움은 명확하게 있지 않아요. 그저 제가 좋아하는 소재로 예를 들어 자연물에서도 영감을 받아 만들기도 해요. 그리고 처음 나이트프루티를 선보일 당시에, 손으로 만들어진 그 느낌을 유독 좋아했었어요.
평소에 어디서 영감을 얻나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자연물에서 깊은 감명을 받고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다 보니 패턴에서도 영감을 받는 것 같아요. 태양, 달, 체커보드, 이런 소재에도 큰 흥미를 두고 있고, 좋아해요.


나이트프루티를 처음 선보일 때, 대중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다가가고 싶었나요?
브랜드를 만들 당시, 젊은 친구들이 쉽게 소비할 수 있는 도자기 브랜드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린 친구들에게도 자기만의 공간이 있잖아요. 그 공간을 위해 취향에 대한 경험을 쉽게 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었어요.
나이트프루티에서서 처음 선보인 작품에 대한 추억이 있나요?
처음 선보인 건 조개 잔이었는데, 제작 특성상 컬러가 다 제각각인 작품이었어요. 단 하나뿐인 작품인 거죠. 그래서 그 조개 잔을 출시 하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올리는 것마다 콘서트 티켓 매진되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품절이 됐었어요. 그게 되게 행복했어요. 딱 올리면 바로 자기 주인을 찾아간다는 게 재밌었고요.
그럼, 지금까지 만든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버섯 함과 조개 잔이요. 제가 그 당시에 좋아하던 유약 중 하나가 결정유약인데, 그 유약은 여러 가지 유약이 섞이면서 우연하고 오묘한 컬러를 나타내요. 같은 방법으로 제작해도, 미묘한 농도 차이로 항상 다른 컬러가 나오는 거죠. 하지만 그렇게 만든 작품은 하나의 제품으로써 팔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더 고유한 가치, 매력이 있어서 저를 포함한 많은 분의 애정이 담긴 작품이에요.
버섯 함은 나이트프루티에서 시리즈로 많이 선보인 작품이에요. 버섯이 쪼개지면 버섯 내부에 뭔가를 넣을 수 형태인데요. 버섯(Mushroom)이라는 단어를 이루는 공간이라는 의미의 방(Room)과 연결한 작업이에요. 생각해 보니, 무언가를 수집할 수 있는 함 작업을 되게 많이 했던 것 같네요. 열었을 때 다른 공간이 생기는 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평소에 좋아하는 음악, 영화가 있나요?
대중적인 음악도 좋아하고, 나이트프루티 쇼룸에 틀어두는 조용한 음악도 좋아해요. 영화도 딱히 가리는 거 없이 다 잘 봐요. 디즈니 영화도 좋아하고요. 그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영화를 제일 좋아해요. 어렸을 때 동생과 함께 자주 찾아본 영화이기도 해요.
좋아하는 아티스트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 포르나세티(Fornasetti), 웨인 티보(Wayne Thiebaud)

나의 작품이 어떤 의미로 남길 바라나요?
나이트프루티의 작품은 어떻게 보면 되게 화려하잖아요. 그래서 처음 봤을 때 기분 좋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집에 특별한 사람이 왔을 때 특별한 음식을 내어주는 것처럼, 기억하고 싶은 자리에는 늘 함께 존재하는 도자기였으면 좋겠어요.




나이트 프루티,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사실 지금 고민하는 단계인데 너무 어려워요.
어떻게 끌어나갈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되게 어렸을 때 나이트프루티를 시작하고, 거의 10년 동안 운영하는 과정에서, 저는 나이 들어가고 있고, 라이프 스타일도 점점 변하고 있기에, 어렸을 때 그 감성을 계속 유지해야 하나, 라는 고민이요. 계속 사회는 변화하고, 나와 내가 좋아하는 취향도 변하는데 그 호흡에 맞출지에 대한 고민도 있고요.
그래서 지금 브랜드 리뉴얼을 한번 할 계획이에요. 조금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